15년간 1위 달리는 ‘청출어람’ 박상환 회장
홀세일 영업 방식 기틀 다진 우종웅 회장

국내 여행사 시장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양사가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지만 점유율을 놓고 보면 하나투어가 저만치 멀리 앞서 있고 모두투어를 비롯한 타 업체들이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나투어는 시장점유율 21.2%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여행 점유율을 가능할 수 있는 송출객수 점유율 역시 20%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까지 15년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정도면 난공불락이라 부를 만하다. 하나투어가 10년 이상 왕좌를 지켜낼 수 있었던 데에는 창업자 박상환 회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뿐 아니라 국내 여행업계에서 박 회장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박 회장은 ‘한국 여행 산업을 이끄는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도 수차례 뽑히기도 했다.

박 회장이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1981년 고려여행사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그는 고려여행사에서 8년 간 일하면서 같은 회사에서 만난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과 뜻을 합쳐 회사를 설립했다.

두 사람이 창업한 회사는 최초의 홀세일(도매) 여행사인 국일여행사.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국일여행사는 현재 업계 2위인 모두투어의 전신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창업 4년째이던 1993년 국일여행사를 나왔다. 박 회장의 공격적인 스타일과 우 회장의 다소 보수적인 경영이 의견 차이를 냈기 때문.

박 회장과 우 회장은 지금은 업계 라이벌로 경쟁관계에 있지만 지금도 두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모두투어 창립자 자격으로 올해 모두투어 25주년 창립기념식에도 기꺼이 참석했다.

홀로서기를 택한 박 회장은 곧바로 하나투어의 모태인 국진여행사를 창업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박 회장은 국일여행사에서 했던 것과 같이 홀세일 영업을 했지만 후발주자로서 업계 최초로 항공요금을 선납했다. 이전에는 여행사가 항공사로부터 좌석을 공급받고 판매대금은 나중에 지급했지만 박 회장은 미리 좌석대금을 지급했다. 이 방식으로 항공사와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입지를 굳혔다.

지난 2004년 6월에는 온라인 홀세일 시스템인 하나투어닷컴을 열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동시에 여기에서 받은 예약분을 다시 대리점으로 넘겨주는 모델로 발전시켰다.

이미 1999년부터 도입한 해외 현지 직영제는 세계 28개 지역에 현지 직영 법인과 네트워크를 만들며 세계 무대 진입을 알렸다.

기존의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박 회장의 판단은 하나투어의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다.

업계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박 회장은 1996년 새 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사명을 국진여행사에서 하나투어로 변경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 외환위기가 터져 여행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곳도 인력을 80%까지 감축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직원을 한 명도 줄이지 않았다. 다행히 석 달 만에 여행수요가 회복하기 시작했다. 감원이 없었던 하나투어는 급증하는 수요를 소화하며 마침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외환위기 버틴 하나투어 1위 올라
모두투어는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창립자인 우종웅 회장은 여행업계에 40여년을 몸담아 온 원로이자 산증인이다.

우 회장은 대학 졸업 후 고려여행사에서 17년 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1989년 국일여행사를 창업했다. 우 회장은 창업과 함께 국내 최초로 홀세일 방식 영업을 도입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홀세일 여행사는 소비자에게 직접 여행상품을 팔지 않고 대리점을 확보해 간접적으로 여행상품을 판다.

국일여행사는 해외여행 자유화와 주5일제 근무로 삶의 질이 높아지고 여가문화가 확산하면서 급성장, 2005년 회사이름을 모두투어로 변경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했다. 

비록 지금은 하나투어에게 1위를 줬지만 오랫동안 여행업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모두투어의 최근 상황은 순탄치 만은 않다. 홀세일 여행사의 주력상품인 패키지시장이 지나친 경쟁과 덤핑 등으로 기세가 꺾이면서 개별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1위도 후발주자인 하나투어에 내준지 이미 오래다. 만년 2위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우 회장은 하나투어와 관계에 대해 “선의의 경쟁으로 가격조정 등 긍정적 효과가 많다”며 “여행업계 동료이자 라이벌로서 긍정적이고 발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지난해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모두투어의 ‘비전2020’을 선포하고 글로벌 관광레저그룹으로 도약을 다짐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6000억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경영환경이 어렵지 않은 해가 없고 예상치 못한 변수마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휘청대는 것이 여행업계의 특성이다. 우 회장도 이미 200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고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새벽 2~3시까지 술을 마셔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아침 6시만 되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한 여름에도 좀처럼 반팔을 입지 않는다. 

우 회장의 이런 깐깐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는 지금의 모두투어를 있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 회장은 “한국이 관광대국의 길에 들어섰지만 여행업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재 모두투어를 이끌고 있는 실질적 임무는 한옥민 사장이다. 

한 사장은 2013년 9월 홍기정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사장으로 선임돼 새롭게 모두투어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한 사장은 국일여행사 창립멤버로 1989년부터 모두투어에 몸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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